2024. 1. 15. 12:47ㆍreview
나는 톨스토이의 작품들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그의 작품에는 어떤 교훈적인 가르침이라기 보다는 인간 삶에 대한 태도에 관한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의 깊은 고민과 통찰을 엿볼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같은 소설도 죽음에 이르는 이반 일리치의 이야기입니다. '죽음'이란 것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공포심이나 막연한 상상으로 지나칩니다. 아마도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정말 깊은 고민을 해본 사람은 소수일 것입니다. 직접적인 경험만이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일 겁니다. 그것이 내 앞에 와 있을 때를 맞닥드려보지 않으면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그냥 타자의 것일 뿐입니다. 이반 일리치 소설속 다수의 등장인물 또한 그렇습니다. 심지어 가족들까지도 내 것이 아닌 남의 것, 남의 일입니다.
이 책의 끝 부분, 이반 일리치가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 죽음으로서 죽음의 과정을 끝냅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고 이 책의 하이라이트일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죽어가고 있습니다. 죽는 순간에 그 죽음의 과정은 비로소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서 뒤늦은 반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그 태도를 고쳐가며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톨스토이는 죽음의 순간에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순간순간마다 실현하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요. 톨스토이는 죽음의 과정에서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야 할까, 나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을 소재로 주로 책을 썻습니다. 대가의 이런 겸손함이 참 좋습니다. @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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