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 매들린 밀러

2023. 8. 25. 12:06review

 

 

 

매들린 밀러의 장편소설 '키르케'를 읽었습니다.

 

님프.

마녀.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딸.

페르세이스의 딸.

바다(대양)의 신 오케아노스의 외손녀.

파시파에의 친언니

아드리아드네와 미노타우루스의 이모

오디세우스의 연인

텔레고노스의 어머니

 

 

 

키르케는 그리스 고전문학에 등장하는 최초의 마녀이자 악녀입니다.

키르케는 너무 평범해서 보잘것없던 어린시절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프로메티우스를 만나며 인간의 세계에 알게 되고,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인생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메를린 밀러는 자신의 상상력으로 이 키르케라는 인물과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글라우쿠스라는 인간과 사랑에 빠지고, 자신의 마법으로 그를 신으로 만든 후 행복을 꿈꿉니다. 하지만 글라우쿠스는 다른 님프(스킬라)에게 첫눈에 반해 키르케를 배신하게 됩니다. 키르케는 상처와 분노로 생애 첫 좌절을 맛봅니다.

 

"꽃잎을 뜯었다.

줄기를 갈기갈기 찢었다.

축축한 찌꺼기가 손에 들러붙었고, 

즙이 내 살갖 위로 흘렀다.

오래된 포도주처럼 시큼한 냄새가 강렬하게 코를 찔렀다.

귓속에서 벌집처럼 음산하게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첫사랑에 실패(배신?)하면서 그에 대한 복수심으로 키르케는 스킬라를 괴물로 만들어 버립니다.

(괴물로 변해 버린 스킬라는 바다에서 선원들을 잡아먹으며 살아갑니다.)

아버지 헬리오스에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과정에서 키르케는 자신에게 숨어있던 악의 본성이 드러납니다. 이로 인해 키르케는 아이아이섬으로 유배당하게 되고, 이 섬에서 마법을 깨우치게 됩니다.

 

이책의 주 내용은 보잘것 없고, 평범하지만 스스로 개척하고, 인내하는 과정과 그 속에서 성장하는 인물의 모습입니다.

우리에게 주는 아주 당연해 보이는 교훈입니다만 미성숙에서 성숙으로 가는 과정은 인생에서 필연적인 숙제와 같습니다.

이 숙제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숙제를 완성하는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이 책에서 얻게 되는 다른 유익함은 키르케와 연결된 다양한 신화속 인물들입니다. 좀 더 호기심을 갖고 이 책을 읽는다면 그리스신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설의 내용중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읽게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키르케와 오디세우스의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키르케와 아들 텔레고노스의 출항을 두고 다투는 장면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연인이고, 텔레고노스는 아들입니다. 연인과의 첫 만남의 긴장감과 아들 텔레고노스와의 이별을 두고 갈등을 일으키는 장면이 묘하게 연결됩니다.

 

신화에 등장하는 단편적인 인물 키르케를 메를린 밀러는 멋진 상상력과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풍성한 이야기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이전에 알고 있던 얄팍한 지식에 더해져서 흥미롭게 읽힙니다. 파시파에, 미노타우르스, 이아손, 오디세우스, 페넬로페, 텔레마코스, 텔레고노스 등 많은 신화속 인물들과 함께 말입니다. 이 소설을 드라마로도 제작한다고 하네요. 저자가 준비하는 다음 책도 기대됩니다. @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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