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도 소용없다. 혼자 열고 들어오너라

2021. 5. 24. 11:55review

 

 

 

" "두드려도 소용없다. 혼자 열고 들어오너라"하는 목소리가 들였을뿐이다."

 

"그는 어떻게 해야 이 문의 빗장을 열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머릿속에서 분명히 마련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열 힘은 조금도 키울 수 없었다. 따라서 자신이 서 있는 장소는 이 문제를 생각하기 이전과 손톱만큼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닫힌 문 앞에 무능하고 무력하게 남겨졌다."

 

"그는 평소 자신의 분별력을 믿고 살아왔다. 그 분별력이 지금은 그에게 탈이 되고 있음을 분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취사선택도, 비교검토도 허용하지 않는 어리석은 외골수를 부러워했다. 또는 신념이 강한 선남선녀가 지혜도 잊고 여러가지로 생각도 하지 않는 정진의 경지를 숭고한 것이라고 우러러 보았다. 그 자신은 오랫동안 문 밖에 서 있어야할 운명으로 태어난 사람 같았다. 그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지날 수 없는 문이라면 일부러 거기까지 가는 것은 모순이었다.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도저히 원래의 길로 다시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견고한 문이 언제까지고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는 문을 지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또한 문을 지나지 않아도 되는 사람도 아니었다. 요컨대 그는 문 아래에 옴짤달싹 못하고 서서 해가 지는 것을 기다려야 하는 불행한 사람이었다."

 

- 나쓰메 소세키 <문>

 

 

100년전의 소설에 이렇게 공감할 수가 있을까.

눈앞의 세상에 내딛는 발걸음은 점점 기피의 대상이 되어 가고, 불편해지고 있다.

마음의 건강이 걱정스럽다.

한때 상처받는다는 것은 괜한 낭비같다 생각했다.  그런 생각 자체가 여유롭고, 그런 여유는 곁에 두지 않았다.

이제  서서히 심각해지는 마음의 병은 알지 못하는 사이 회복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른다.

넒은 들위에 갇혀 꼼짝달싹 못하고 있는 이의 모습.

그럴수록 옆에서 공감해줄 누군가가 필요한 세상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고민을 누군가도 하고 있다고 해서 위안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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