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26. 10:36ㆍreview
1417, 근대의 탄생 - 르네상스와 한 책 사냥꾼 이야기, 스티븐 그린블랫

이 책은 로마 교황청에 소속되어 필사가로 있던 포조 브라촐리니의 이야기입니다.
1417년, 그의 나이는 30대 후반 교황청에서 쫓겨나와 책 사냥꾼 생활을 하던 중 독일 남부의 한 수도원에서 옛 필사본 한 권을 발견하는데 그 책이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라는 시집입니다. 루크레티우스가 쓴 철학 서사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는 약 1천년의 시간을 지나한 책 사냥꾼의 손에서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태동과 함께 부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왜 루크레티우스의 책이 1천년동안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는지,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는 어떤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소멸되었다가 다시 세상의 관심을 갖게 되는지,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의 사람들의 관심과 무관심의 생애를 긴 시간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아주 자세하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50년, 기원후 1400년의 로마 등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면서 이야기는 극적이고 흥미롭게 전개 됩니다.
이 책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가 섞여 있습니다.
책 사냥꾼인 포조 브리촐리니에 대하여, 그가 어떻게 교황청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인문학을 연구하게 되고 책 사냥꾼으로 활동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한여라는 책에 대하여, 그의 책이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어떤 경로로 오랜 시간 세상속에 묻혀지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포조는 이 책을 필사하였고 계속 전파되어 피렌체의 마키아벨리도 탐독했다고 합니다.
에피큐리즘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에피큐리즘에 대한 여러가지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지만 그 운명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습니다.
<책사냥꾼>
우선 책 사냥꾼이라는 표현이 생소합니다. 저자가 그렇게 부른 것인지 그 당시에도 그런 의미였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이탈리아인들은 1330년대부터 약 100년간 책 사냥에 몰입해왔다고 합니다. 많은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유실되었고, 다수가 수도원의 도서관 같은 곳에 묻혀 있었던가 봅니다. '로마 건국사'를 발견한 이탈리아 시인이자 학자인 페트라르카가 그 시작이었고, 그 후 많은 학자들이 키케로나, 프로페르티우스 등 고대 그리스와 로마 등의 고전들을 찾고 필사하고 , 주해하는 과정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즉 인문주의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르네상스가 시작된 계기가 된 것입니다.
아마 포조는 이런 그리스 고전들을 읽고, 필사하고 연구하는 인문주의자였을 것입니다.
포조는 필사가로서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필사가로는 아름다운 손글씨와 집중력, 정확성을 갖추어야 하는데 포조는 이 모든 점에서 남들보다 우수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가 책 사냥꾼의 길로 가게 된 계기는 어떤 역사적 사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포조 브라촐리니는 1380년 피렌체공국이 지배하는 한 지방에서 태어나 피렌체에서 성장합니다. 집안 환경을 좋지 않았고, 역시 청년시절은 제법 우등생이었나 봅니다. 선생님의 추천서가 있었고 무명으로 일하면서 손글씨와 필사기술을 익히게 됩니다. 거기서 스물두살에 공증시험을 보고, 그 후 로마로 가서 다가 로마에 정착합니다.
로마에서 포조는 교황청 사무국에서 일하게 됩니다. 교회권력의 핵심이지만 각종 술수와 부패가 득실거리는 그 곳에서 포조는 종교인의 길을 가기보다는 연구자로서 길을 택합니다. 그의 편지를 보면 그는 사제가 되는 것이 더 탐욕스럽고, 나태해져 타락하고 말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외부에 영향력을 미칠수 있는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는 조직 내에서 인문주의를 연구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는 교황청 사무국에서 교황의 비서로서 자신의 길을 찾아갑니다. 당시 교황은 음모의 달인이라는 요한네스23세(발다사레 코사)였습니다. 당시는 교황분열시대였고, 콘츠탄츠 공의회의 교회통일안에 동의하지 않아 몰락합니다.(1416) 포조도 더이상 교황청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이 때부터 본격적인 책 사냥꾼으로 유럽 수도원 곳곳을 돌며 고대 유물을 찾아 갑니다.
<루크레티우스-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 에피쿠로스의 주장>
루크레티우스의 시를 통해서 에피쿠로스가 주장하고자 하는 주된 내용입니다.
- 사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들로 만들어진다.
- 물질을 구성하는 기초 입자인 "사물의 씨앗들"은 영원하다.
- 기본이 되는 입자들은 그 수는 무한하나 형태와 크기에는 제한이 있다.
- 모든 입자는 무한한 진공(void)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 우주에는 창조자도 설계자도 없다.
태고부터 우주에서는 이 셀 수 없이 많은 입자들이 충격에 의해 뒤흔들리고 떠밀려서 다양한 모습으로 온갖 종류의 움직임과 결합을 실험해왔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현재의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창조하고 구성한 것과 같은 배열이 나오게 된 것이다.
- 사물은 일탈의 결과로 태어난다.
- 일탈은 자유의지의 원천이다.
- 자연은 실험을 멈추지 않는다.
- 우주는 인간을 위해서 혹은 인간을 중심으로 해서 창조된 것이 아니다.
- 인간은 특별하지 않다.
- 인간 사회는 평화롭고 풍부하던 황금시대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원시의 전쟁 속에서 시작되었다.
- 영혼은 죽는다.
- 사후세계는 없다.
-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 모든 체계화된 종교는 미신적인 망상이다.
- 종교는 일관되게 잔인하다.
- 천사니, 악마니, 귀신이니 하는 것들은 없다.
- 인생의 최고 목표는 쾌락의 증진과 고통의 경감이다.
- 쾌락의 가장 큰 장애물은 고통이 아니라 망상이다.
나는 내가 밭에 양배추를 심고 있을 때 죽음이 나를 찾아오기를 바란다. 죽음에 무심할 때, 그러니까 죽음보다는 아직 완성이 덜 된 내 정원을 더 생각하고 있을 때, 그럴 때 죽음이 나를 찾아왔으면 좋겠다.
이 세계에 들어왔던 것처럼, 당신의 죽음에서 삶으로 왔던 그 똑같은 길을 따라 어떤 감정이나 두려움 없이 다시 삶에서 죽음으로 나아가자. 당신의 죽음은 우주의 질서를 이루는 한 부분이다. 죽음 역시 세상에서 산다는 것의 한 부분이다.
우리의 삶은 서로에게서 빌린 것이니, 인간은 주자(走者)처럼 삶의 횃불을 따라가는 것이다.(루크레티우스)
(철학을 하는 것은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나는 느낀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물들을 느낄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분명히 다른 존재도 있는 것이지요. 나는 그것들을 '물질(matter)'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나는 그것들이 장소를 바꾸며 움직이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이것이 '운동(motion)'이지요. 그리고 그런 물질이 없는 곳은 '진공(void)','무(nothing') 또는 '비물질적 공간(immaterial space)'이라고 부릅니다. 물질과 운동으로부터 받는 감각에 기초해서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고 필요로 하는 모든 확실성들의 기초를 세우는 것이겠지요. 나는 에피크로스주의자입니다. - 토머스 제퍼슨의 편지 중에서
<참고>
기원전 , 에피쿠로스, 아테네
기원전 , 루크레티우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기원전 , 피소와 필로데모스, 나폴리의 헤르쿨라네움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
391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히파티아의 죽음(키릴로스 군중의 광기),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쇠퇴
서로마제국의 멸망
히에로니무스
필로데모스의 파피루스 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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