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우는 사람들

2023. 5. 6. 20:25review

 

 

 

 

 

에드워드 호퍼, 밤을 새우는 사람들, 1942

 

 

"굉장하죠. 안 그래요?" 그녀가 물었다.

"네?" 그가 물었다.

"이 그림 말이에요. 정말 굉장해요."

"네, 다들 그렇게 말하더군요."

"어느쪽이세요?"

"무슨 말씀이신지요?"

"둘 중 어느쪽에 더 공감이 가세요?" 그녀가 말했다. "혼자 앉아 있는 남자,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 커플, 그리고 카운터 뒤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 저 중 누가 당신인가요?"

"잘 모르겠어요. 당신은 어느쪽인가요?"

"저야 당연히 혼자 있는 사람이죠" 그녀가 말했다. "저 여잔 따분해 보여요. 자기 손톱을 들여다보고 있잖아요. 난 절대 따분해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혼자 있는 사람이에요."

"네, 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가 말했다.

"무슨이야기일까요?" 그녀가 물었다.

"저 사람들 말입니까? 왜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하시죠?"

"이야기는 항상 있어요. 그림이란 결국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잖아요. 저 그림 제목이 왜 '밤을 세우는 사람들(nighthawks)인지 아세요?"

"아뇨, 잘 모르겠어요."

"왜 밤인지는 아주 분명해요. 여자와 함께 있는 남자의 '메부리코'를 보세요."

그는 그것을 처음 보았다. 남자의 코는 날카로웠고 새의 부리처럼 구부러져 있었다. 쏙독새와 같이..(nighthawks는 쏙독새라는 의미도 있다.) 

"그렇군요." 그가 말했다. 그러고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빛을 보세요." 그녀가 말했다.  "저 그림 속의 모든 빛은 커피숍 안에서 흘러나와요. 그들을 그곳으로 이끈 바로 그 불빛이죠. 빛과 어둠, 음과 양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어요."

 

마이클 코널리 '밤을 새우는 사람들' 중에서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  (0) 2023.06.14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0) 2023.05.23
인간짐승, 에밀졸라  (0) 2023.01.10
1417, 근대의 탄생  (0) 2022.12.26
일리아스 이야기  (0) 2022.12.26